산문

[스크랩] 히말라야

할로태산 2012. 12. 3. 17:58
히말라야

추웠다. 나흘 동안을 산길을 걸어, 4200고지까지 왔지만, 따뜻한 샤워와 편안한 잠자리 생각만이 간절했다. 

사방으로 베이스캠프를 둘러싼 설산들은 아이맥스 영화처럼 눈앞에 선명하고 생생하게 다가와 실감은 났지만,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애써 태연한 척 하며 빨리 하산 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이 산중 어느 동굴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을 사람들은, 자기와의 對面시간 보다는, 어쩌면 추위와 같은, 목숨연명의 수단을 마련하기에 바쁠 것 같았다. 아니다. 진정으로 生에 연연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하는 수행자도 있으리라. 

히말라야, 조용히 산에 묻히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또는 히말라야에서의 명상경험담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 같이 매력적인 山인 것 만은 분명하다. 

어느 구도자는 히말라야 동굴로 들어가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면의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세상을 등진다. 그는 구도의 길을 방해하는 모든 것, 비본질적인 모든 것을 버린다. 오로지 본질적인 것만 찾기 위함이다. 그는 무거운 짐을 덜어 버리려고 한다. 그래야 여행이 쉬워진다. 이것은 인간에게 가능한 최고의 정점, 최고의 봉우리에 오르는 여행이다. 그래서 그는 세상을 등진다. 또한 그는 마음마저 버린다. 마음이야말로 모든 세상을 만들어내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욕망과 소유욕으로 들끓는 세상은 외적인 현상일 뿐이다. 내적인 원인은 마음이다. 욕망으로 가득 찬 마음, 욕정으로 불타는 마음, 질투심과 경쟁심, 사념으로 가득 찬 마음, 이것이 세상의 씨앗이다. “



 만약 내가 히말라야로 들어간다면 거기에는 세가지 길을 생각할 수 있다. 



 첫째, 죽을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이왕이면 멋진 설산에서 죽자)

 둘째, 得道할 수 있다. (목적달성)

 셋째, 하산한다. (후에 결코 무시하지 못할 경험이 된다.)



글로 써보면, 도전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캠프에서 떨면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아침 일출 때 유럽의 미녀들 옆에서 감동에 벅찬 표정을 만드는 것이 겨우였다. 

세상에 대한 미련 때문에 나는 온몸을 던질 용기가 없는 것인지, 원래 겁이 많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절반은 종교를 추구하고, 절반은 세속적인 욕망을 추구하는, 미지근한 태도로 남아있는 것일 것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전체적으로 나를 던져야 하리라. 



출처 : 코리안아쉬람
글쓴이 : 한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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