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연기이론(pratityasamtpada)과 오온이론(panca-skandha)
우리가 존재(being)라고 말하는 모든 것들은, 그 어떤 것도 고정불변하고 영원한 것은 없다. 변치 않는 것은 우리의 관념(idea)뿐이다.
기독교에서의 영혼이나 힌두들의 자아(atman) 그리고 자이나교에서 주장하는 ‘생명원리’, 즉 지바(jiva)와 같은 것들을 불교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무아이론은 불교를 다른 여타 종교와 구분 짓게 하는 특징적이면서 중요한 교리이다.
그러나 불교가 부정하는 것은 영원하고 불변하는 실체적 존재이다. 현재의 우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불교는 존재에 대해 두 개의 표현방식을 가지고 있다. 존재라는 표현을 인정하는 世俗諦(samvrti-satya)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勝義諦(paramartha-satya)가 그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윤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지만, 불교의 무아이론도 윤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상세하게 무아이론을 풀어 보도록 하자.
무아이론을 우리의 텍스트에서는 緣起理論과 五蘊理論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이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① 연기이론
緣起라는 말인 산스크리트어의 ‘pratityasamutpada’는 ‘pratitya’와 ‘samutpada’의 합성어이다. ‘Pratitya’는 ‘~때문에’, ‘~에 의해서’ 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samutpada’는 ‘생산’, ‘같이 일어남’ 이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번역은 ‘조건에 의한 생산’이라고 한다.
연기이론 의하면 혼자서 생기거나, 홀로 존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모든 존재라고 불리고 있는 것들은 원인들과 그 원인들의 관계에 의해 발생과 소멸을 한다는 것이다.
텍스트에서는 연기법을 설명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간결한 문장을 사용하고 있다.
此有故彼有, 此起故彼起 –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
此無故彼無, 此滅故彼滅 – 이것이 없기 때문에 저것이 없고, 이것이 사라지기 때문에 저것이 사라진다.
일본학자 增谷은 위의 간결한 문장이 연기법의 근본형식이고, 다른 여러 연기형식은 이것을 응용한 것이라서, 위 근본형식을 ‘연기의 공식’이라 부른다.
고익진 교수의 “아함법상의 체계성 연구”에 의하면 연기론은 12처론부터 출발했다고 설명한다.
12처란, 6內入處의 眼耳鼻舌身意과 6外入處의 色聲香味觸法로써 主觀과 客觀의 2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 : 6根: 眼,耳,鼻,舌,身,意 : 감각주관 : 주관
‘저것’ : 6境: 色,聲,香,味,觸,法 : 감각대상 : 객관
그래서 주관과 객관은 밀접하게 緣起된 것이고, 12처에서 12연기가 나왔다고 한다.
우선 텍스트에 나오는 12지연기의 내용을 그대로 살펴보자. (부처는 정확하게 12연기를 설하지는 않았다. 아함경에서는 8종의 연기의 형식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부파불교시대에서 정립된 것으로 보여진다.)
1. Avidya(無明) – 苦를 모르고 그 원인과 사라지는 길을 모르는 것.
2. Samskara(行) – 몸의 행, 입의 행, 뜻의 행.
3. Vijnana(識) - 6根, 眼,耳,鼻,舌,身,意
4. Nama-rupa(名色) – 정신적인 면과 물질적인 면.
5. Sadayatana(6內入處) - 眼,耳,鼻,舌,身,意
6. Sparsa(觸) – 여섯 개의 주관 즉 몸.
7. Vedana(受) – 느낌,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
8. Trsan(愛) – 욕심의 몸, 형상의 몸, 무형세계의 몸.
9. Upadana(取) – 잡음, 욕심의 잡음, 소견의 잡음, 계율의 잡음, ‘나’의 잡음.
10. Bhava(有) – 존재, 욕심세계의 존재, 형상세계의 존재, 무형세계의 존재.
11. Jati(生) – 여섯 감관을 받아 태어나는 것.
12. Jara-marana(老死) – 늙고 죽는 것.
12지연기법에 의하면 無明을 연하여 行이 있고, 行을 연하여 識이 있으며~~~각 法을 나열해 간다. 이것을 順觀(anuloma) 즉 발생하는 대로 사유한 것이다. -流傳緣起- 그 반대가 逆觀(patiloma) 즉 소멸하는 대로 사유한 것이다. -還滅緣起-
그래서 각 법은(諸法)은 원인이 있어서 발생을 한다. 따라서 孤起라 할 수 없다. 이것을 諸法無我(sarva-dharmah niratmanah)라고 한다. 그래서 모든 법은 아트만이 없는 무아적인 것이다.
부처의 첫 설법은 緣起가 아닌, 사성제와 팔정도였다. 그러나 사성제와 팔정도는 연기를 깨달은 부처가 연기법을 풀어서 설명한 것이다.
苦集滅道 즉 사성제는 글자 그대로 苦에는 원인(集)이 있고, 그것을 滅하는 방법이(道) 있다는 뜻이다. 그 길을 부처는 팔정도로 제시 했다.
② 오온이론(panca-skandha)
연기법은 우리 자체의 발생과 소멸(生死)의 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세상은 연기로 환원되고 연기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고정불변의 실체적인 아트만은 존재 할 수 없다는 무아를 설명한다.
오온이론에서는 ‘나’라는 존재를 분석해서 들어간다. ‘나’라는 존재는 五蘊의 假合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 설명이다. 그래서 ‘나’라는 아트만은 없다는 것이다.
오온이론에서 말하는 5개의 요소는, 色(몸), 受, 想, 行, 識이다.
1. Rupa(色) – 몸(육체), 모든 감관기관을 포섭하는 것.
2. Vedana(受) – 감수작용과 거기에서 얻어지는 감정이다. 감각기관들과 거기에 해당하는 대상들과의 만남에서 생기는 것.
3. Samjna(想) – 이것 역시 감각기관들과 대상들과의 만남에 의하여 생기는 것으로 대상들의 성질을 식별, 인식, 그리고 그것들에 이름을 부여할 수 있게 한다.
4. Samskara(行) – 다른 4온에 속하지 않는 모든 것. 정신적인 느낌.
5. Vijnana(識) – 생각과 정신. 眼識, 耳識, 鼻識, 舌識, 身識, 意識.
위 다섯 요소 중 첫째인 色은 몸을 말하고, 나머지는 비육체적인 정신에 해당한다. 그러나 위 요소를 분리할 수 없다. 모든 정신현상은 감각기관 없이는 일어나지 않고, 정신현상은 육체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온이론에서는, 우리들이 존재라고 부르는 것들은, 여러 가지 요소들로 이루어진 집합체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그리고 연기이론과 마찬가지로 오온의 각 요소들도 독립해서는 존재할 수 없고, 이 요소들을 총괄하는 실체와 같은 불변적인 아트만은 없는 것이다.
연기이론과 5온이론에 의하면 아트만 또는 영혼이나 ‘나’라는 것은 인간 안에도 없고 인간 바깥에도 없다.
우리들의 존재를 연구해서 자연스럽게 얻어진 결론이 바로 무아이론이다. 부처가 무아론을 설한 것은 철학적 독창성을 뽐내기 위함이 아니고, 苦(suffering)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결국 苦 dhukha가 없었다면 붓다(Buddha)는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불교의 시작과 끝이 苦와 苦의 제거이기 때문이다.
현실은 독립적(independence)이 아니고, 그렇다고 의존적(dependence)도 아닌, 상호의존적(interdependence)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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